
기타 녹음 의뢰 중에는 발라드 녹음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악기는 미디나 가상악기로 구현할 수 있어도 기타는 실제 녹음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발매된 곡들을 들어보면 귀에 직관적으로 들리는 기타 소리는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중간중간 특징적으로 나오는 파트가 조금 있는 정도지만, 실제로는 꽤 많은 기타 트랙이 녹음됩니다.

드럼, 베이스가 중심을 잡으면 피아노가 화성을 담당하고, 스트링이 대선율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석적인 발라드 편성인데요.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주파수 대역이 골고루 분포된 편곡이지만, 조금 더 세련되고 풍부한 느낌을 더하려면 기타가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어쿠스틱/일렉 기타는 작게, 많이, 촘촘하게 쌓아 곡을 전반적으로 풍부하게 보강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 작업한 곡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타 파트들을 녹음됐습니다. 곡에 따라 이것보다 더 적게 녹음하기도 하지만, 더 많이 녹음하기도 합니다.
- ng-arp: 나일론 기타 아르페지오. verse에 들어갔습니다.
- ng-line: 나일론 기타 라인. 인트로나 인터루드에 들어갑니다.
- ag-strum: 2절 후렴부터 등장하는 어쿠스틱 기타 16비트 스트럼입니다.
- ag-strum-dub: 위 트랙을 똑같이 한 번 더 연주한 더블링입니다.
- eg-pc: 2절 후렴이나 PB부터 일렉기타로 파워코드를 연주합니다.
- eg-pc-dub: 파워코드를 똑같이 한 번 더 연주한 더블링입니다.
- eg-sn: 주로 2절 verse에 나오는 싱글 노트 주법입니다.
- eg-pad: 이 곡에서는 긴 잔향의 앰비언트 리버브 느낌의 패드 효과를 추가했습니다.
- eg-arp: 클린톤이나 약간의 오버드라이브가 가미된 아르페지오 주법입니다.
- eg-oct: 옥타브 주법으로 연주한 것도 개별 트랙으로 나눠서 녹음했습니다.
- eg-vol1: 볼륨페달+딜레이로 중간중간 Swell 주법을 넣어줍니다.
- eg-vol2: 똑같은 Swell 주법이지만 약간 다른 톤과 딜레이 길이로 입체감을 줍니다.
- eg-bell: 하모닉스로 벨 소리를 넣어주면 전환되는 부분이나 탑노트에 강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고 나니 기타 녹음에 무언가 정해진 공식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곡마다 다르게 접근하는 마인드를 가지는 게 편곡에 어울리는 기타를 녹음하는 요령입니다. 정해진 틀에 곡을 맞추려다 보면 어색해지기 쉽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일반적인 발라드 편성이라면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타이밍이나 톤 구성이 있으니, 그런 것은 미리 프리셋으로 저장해두거나 자신만의 요령을 습득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트랙을 나눠서 녹음하는 것이 더 입체적인 소리를 만든다는 것인데요. swell 주법도 한 트랙에서 이어지는 것보다, 두 트랙에서 주고받으면서 녹음하면 믹스했을 때 입체감도 커지고 듣기도 좋습니다.
따라서 기타를 녹음해서 보낼 때는 어느 정도 기타리스트가 의도한 사운드의 방향도 같이 전달해 줘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새츄레이터나 리버브, 딜레이도 적극적으로 적용해 랜더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타 트랙들은 0VU에 맞춰서 녹음하고 렌더링하지만, 그렇게 하면 파워코드같은 소리는 실제로는 매우 작아야 하지만 너무 큰 상태로 전달하게 됩니다. 물론 믹싱 엔지니어가 페이더를 내려서 작업하겠지만, 이 때문에 앞서 말한 기타리스트의 의도와 다른 믹스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Sub Group으로 기타 트랙들의 아웃풋을 돌려서 어느 정도 제가 의도한 밸런스를 맞춘 투트랙 가이드도 같이 공유합니다. 물론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 지는 전적으로 프로듀서와 엔지니어에게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