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믹싱 플러그인 세트 모음 Lifeline Module 사용 후기

최근 Excite Audio의 Lifeline이라는 제품군에서 신제품을 발표했는데요. 이전에 NFR을 받았던 Lifeline Console을 업데이트하니 자동으로 추가돼 간단히 사용해 본 후기를 올립니다.

Lifeline Console은 한 플러그인 안에 여러 개의 모듈이 들어가 있는, 일종의 IK Multimedia Mixbox 같은 컨셉의 제품입니다.

이번에 개별 모듈을 따로 플러그인으로 불러올 수 있는 'Lifeline Module' 시리즈가 출시됐는데요. 가격은 모듈당 19달러이고 현재 할인가로 10달러입니다.

아마 이런 종류의 플러그인 특성상 수시로 할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듈들이 합쳐있는 Lifeline Console이나 Lifeline Expanse를 사면 개별 모듈도 함께 제공되니, 할인 시기에 묶음 번들 형태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네요.

기본적으로 Kilohearts 제품들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간단하면서 몇몇 제품은 인상적인 효과도 보여줬고요. 특수 효과를 음역대 별로 지정할 수 있는 Multi-Band 기능과, 모든 제품에 In, Out, Mix 컨트롤이 있는 것이 돋보였습니다.

예제는 Koltbach의 Nunc 스템을 사용했습니다. Koltbach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인데, 최근 월간 믹싱에서 비영리적 리뷰 용도로 스템을 사용하는 걸 허가받았습니다.

곡들도 좋고, 스템의 퀄리티고 높아 아주 유용합니다.(단, 영리적 사용은 불가하며 아티스트 'Koltbach'의 이름과 곡명을 꼭 명시해 주세요.) koltbach.com/download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리믹스나 믹스 공부용으로 사용해 보시기 바래요.

우선 이 파일은 제가 아무 FX를 걸지 않고 밸런스만 맞춰본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제가 원하는 부분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Lifeline Module 플러그인들을 적용했습니다.

우선 킥을 좀 더 두껍게 하고 싶어서 세츄레이션을 더하기 위해 Dirt Module을 사용했는데요. 프리셋에 좋은 예시가 많았습니다. 저음의 에너지에 너무 많은 세츄레이션이 더해져 멀티밴드에서 저음역의 효과를 조금 덜어냈습니다.

스네어도 더 강조하고 싶어서 컴프레서를 걸었는데요. 여기서도 프리셋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아웃풋이 너무 커져서 줄여야 했습니다.

드럼 파트 전체에 버스 컴프레싱을 한 번 더 걸었습니다. 어느 플러그인이나 드럼 버스 프리셋은 하나쯤 있기 마련인데 Lifeline에도 역시 있었습니다. 몇 가지 설정을 더 하고, 중저음 위쪽 대역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 멀티밴드를 조작했습니다.

페이드 효과가 있는 라이드에는 리버브로 테일을 더 길게 만들고 싶었는데요. 솔직히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더 분명한 효과를 원했는데요. 알고리즘 리버브의 뚜렷한 공간감을 원했는데, 이건 오히려 자연스럽고 밋밋한 리버브같아요.

피아노에서도 더 넓은 스테레오감을 주고 싶어 Width Module을 써봤지만, 제가 상상한만큼 확실한 효과는 없었습니다. 모드가 여러 가지 있는 건 흥미롭습니다. 디튠모드가 좀 재밌었습니다.

EQ Module은 무난하게 쓰기 좋은 4밴드 이큐라 베이스에 로우 레조넌스를 잘 만들어줬습니다. 다만 굳이 이 제품이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상단에 이큐의 뉘앙스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원한다면 차라리 세츄레이션을 쓸 것 같습니다.

클라베에는 딜레이를 주고 싶었는데 딜레이 모듈은 없더군요. 대신 리버브가 있는 Space Module에서 Slap 모드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소리에 힘이 너무 빠지는듯해 컴프를 한 번 더 걸었습니다.

신디사이저 버스에는 빈티지한 느낌을 줘봤는데요. Wear Module이 제법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화면상에서 노드를 좌우로 움직이면 Age 노브가 변하는 건 알겠는데(효과가 커짐), 노드를 위아래로 움직이면 뭐가 바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효과가 크지 않았던 건지, 모드 별로 작동 방식이 다른 건지 모르겠네요.

Cassette모드 에서는 소리가 너무 커지기도 했고요. 저는 Tape를 사용했습니다.

Mod Module은 Wear Module과 동일하게 Tape Vinyl, Cassette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와우나 플러터 효과를 넣어줍니다. 사실 Wear Module과 통합되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Lifeline Console의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떼어 놓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아래는 Lifeline 플러그인들을 적용한 믹스입니다.

확실히 제가 의도한 효과는 잘 구현해 줬습니다. 멀티밴드가 있는 모듈들도 유용했고요. 믹스 노브와 인아웃 파라미터의 존재, 다양한 프리셋은 칭찬할 부분들입니다.

다만 컨셉의 의도가 조금 모호합니다. 효과들은 가볍고 자연스러워 빈티지하고 어쿠스틱한 장르에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시중에 그런 용도로 쓰이는 플러그인은 이미 많습니다. 저는 좋은 아날로그 복각 플러그인 몇 개만 사용해서 다듬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Lifeline Module의 소리가 그에 비할 만큼 좋은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쓰기라도 편리해야 할 텐데요. 모듈마다 꽤 많은 프리셋들이 들어있는 것은 좋았습니다. 다만 각 모듈이 어떤 목적인지 바로 알 수 있는 직관성은 조금 떨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조금만 써보면 금세 익힐 수는 있었습니다.

Lifeline이 안 좋은 제품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종종 높은 할인율로 행사를 한다면 그 나름의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 모듈들을 갖고 있다면 아마 더 좋은 플러그인들을 구입하기 전까지 괜찮게 사용할 수 있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W.A Production이나 일부 Nomad Factory 제품들이 그런 존재였어요.

저라면 Dirt Module과 Wear Module은 앞으로도 종종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래 영상으로 보시면 Lifeline 플러그인을 적용하기 전과 후를 잘 비교해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