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일렉기타 녹음할 때 신경 쓸 것들

음원 발매를 위해 일렉기타를 녹음할 때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할까요? 연주자나 장비 구성,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게인 스테이징, 맥락, FX 효과에 신경을 쓰고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오디오 인터페이스+플러그인 또는 멀티 이펙터를 이용한 녹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앰프 마이킹은 좀 더 전통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컴퓨터를 통해 일렉기타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이나 스튜디오에서 앰프 마이킹을 하면 좋은 것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나중에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게인 스테이징

모든 오디오 녹음에서 중요한 게인 스테이징이지만, 특히 일렉기타의 경우 인풋 게인의 값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가장 적절한 인풋 게인값을 찾기 위해 0VU 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신호를 왜곡시키는 일렉기타의 특성을 활용해 인풋 게인을 풍부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렉기타에서는 인풋 게인을 낮게 할수록 클린하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높이지며, 인풋 게인이 높을수록 클리핑이 생기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낮아집니다. 조금 더 깔끔한 소리를 원한다면 인풋 게인을 조금만 낮춰보거나, 더 풍성하고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소리를 원한다면 인풋 게인을 늘려볼 수도 있죠.

홈레코딩을 하는 경우라면 대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인풋 게인을 사용할 것입니다. 사실 이미 DAW에 녹음된 소스의 게인값을 바꿈으로서 위의 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떤 효과를 주는 것이 더 나은지 판단해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맥락에 따른 연주

라이브 연주를 오래 하다가 레코딩 세계에 입문할 때 가장 놀랐던 것은 기타 트랙의 개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환경적 요소나 순간적인 정서, 현장성의 이득을 보는 라이브와 달리, 녹음은 온전히 사운드만으로 곡의 분위기를 형성해 내야 합니다.

따라서 기타의 역할을 여러 트랙으로 나눠 녹음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단한 드라이브톤 백킹 기타도 저음역대를 강조한 디스토션 기타와 중음역대를 강조한 오버드라이브 기타를 녹음해 동시에 재생할 수 있습니다.

톤 메이킹을 할 때도 전체 맥락을 생각해야 하는데요. 트랙을 솔로 상태로 놓고 톤을 잡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많습니다. 전체 트랙의 느낌에 맞춰 톤을 잡아야 좋습니다.

또한 다른 소리 요소들과 기타가 합쳐졌을 때를 상상해야 게인값이나 FX효과가 얼마나 크고 많아야 할지 감을 잡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한 인풋 게인의 크고 작음의 차이도 같이 활용하면 좋고요.

FX 효과

예전에 저의 선생님이 작업실에서 기타 녹음을 하고 계셨는데요. 공간계 랙 장비를 거친 소리를 바로 프리 앰프 인풋에 녹음하는 것을 보고 제가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만약 프로듀서가 기타에서 공간계 소리 빼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게요?"

그랬더니 하시는 말이,

"나보다 (공간계) 잘 넣을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해."

기타의 FX효과는 기타리스트가 제일 잘 만든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실력 있는 기타리스트라면…이라는 단서가 붙겠죠…)

오히려 FX효과(여기서 이야기하는 FX는 컴프레서, 이큐, 공간계, 세츄레이터 등을 말합니다)를 일체 넣지 않고 작곡가에게 녹음본을 보내준다면, 기타리스트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만약 스스로한테 자신이 없다면 공간계를 뮤트시킨 'Dry 버전'과 공간계가 포함된 'Wet 버전'을 같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예전에 POD를 쓰던 시절엔 External Output으로 공간계 FX를 라우팅시켜 4인풋 시스템(Input 1, 2는 앰프 / Input 3, 4는 공간계)으로 녹음한 적도 있었는데요. 나름의 장점도 있긴 했지만, 자신 있게 2트랙 스테레오 파일로 보냈을 때 작곡가가 만족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가 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