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dB만 내려주세요'라고 해도 될까?

dB(데시벨)는 상대적인 단위로, 두 값의 비율을 로그 스케일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dB는 특정 값 자체가 아니라 두 값 간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DAW에서 트랙 페이더와 플러그인의 게인 조절은 모두 dB 단위를 사용하지만, 이 두 조절 방식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작동합니다. 트랙 페이더는 믹서의 출력 레벨을 조절하고, 플러그인의 게인은 해당 플러그인 위치에서 신호의 입력이나 출력 레벨을 조절합니다.

1dB의 감소란 신호의 전력을 약 0.891배(전압은 0.989배)로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플러그인의 게인이 트랙 페이더와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면 1dB의 변화값도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각 플러그인은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인 조절 방식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특히 컴프레서는 입력 신호의 레벨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게인 스테이징 용도로 사용되는 플러그인들은 어떤 경우엔 -12dB에서 +12dB까지 게인을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보는 DAW의 트랙 페이더는 -∞dB에서 +6dB까지 조정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동일한 1dB를 조정한다해도, 실제 적용되는 효과는 다를 것입니다.

이런 차이는 특히 플러그인에서는 이펙트의 동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풋 레벨에 민감한 컴프레서라면 아주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믹스 엔지니어가 특정 트랙의 소리를 트랙 페이더로 조정했는지, 플러그인으로 조정하는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또한 트랙 페이더도 DAW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믹스를 수정할 때 '1dB만 내려주세요'라는 요구는 물론, 추상적인 의미로 '조금만 소리를 낮춰주세요'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말한 1dB가 왜 당신이 조정한 1dB와 다르냐'고 불만을 제기한다면 문제가 되겠죠.

실제로 게인 스테이징 플러그인같은 경우엔 오토메이션으로 작업할 때 플러그인마다 1dB의 차이가 큰 경우도 있습니다. 트랙 페이더로 조정할 때와, 특정 게인 스테이징 플러그인으로 조정할 때 내가 해오던 만큼 조정했더니 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바뀌는 경우도 생깁니다. 따라서 꼭 귀로 들어보면서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dB는 음향 신호 처리에서 주로 사용되는 dBFS(Full Scale)와 dBu, dBV와 같은 단위입니다. dBFS는 디지털 오디오에서 사용되며, dBu나 dBV는 아날로그 신호의 레벨을 측정하는데 사용됩니다.

우리가 DAW와 플러그인에서 이야기하는 dB는 주로 dBFS를 의미합니다. dBFS는 원칙적으로 0dBFS를 초과할 수 없는데요. 따라서 트랙 페이더로 게인 스테이징을 할 떄 0dBFS에서 시작했다면 마이너스 값으로 오토메이션을 해야 합니다.

0dBFS는 디지털 시스템에서 클리핑이 발생하는 최대 레벨을 의미합니다. 물론 DAW에서 트랙 페이더를 0dB 이상으로 올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믹스 내에서 상대적인 볼륨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DAW의 미터에서 0dBFS를 초과하는 값이 표시되고 있다면 그것은 오디오의 손상(클리핑)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