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al Audio DAW LUNA 사용 후기

Universal Audio LUNA가 최근 무료 버전과 프로 버전으로 나뉘면서 한번 써봐야지 생각은 했는데요. 최근 LUNA를 다운받아 사용해봤습니다.

물론 LUNA를 처음 받으면 399달러의 Pro 버전을 30일 동안 체험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이 강제로 활성화되기 때문에 Pro 버전에 대한 소감이긴 합니다만, 무료와 차이는 제공되는 익스텐션(일종의 플러그인) 뿐이니 감안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DAW를 바꿀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조작감입니다. 단축키나 화면 구성이 전에 쓰던 DAW와 맞지 않을까봐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프로툴즈를 기본으로 사용하다가, 리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을 하다보면 프로툴즈를 쓸 때가 계속 생기니 프로툴즈의 단축키에 익숙해져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리퍼는 단축키 커스터마이즈가 매우 잘 되다 보니, 단축키를 프로툴즈와 동일하게 해서 쓰고 있습니다.

LUNA는 애초에 거의 모든 단축키가 프로툴즈와 동일합니다. 인터페이스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프로툴즈와 매우 유사해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루나의 특징은 아날로그 콘솔같은 DAW인데요. API나 테이프, 프리앰프 에뮬레이션 익스텐션을 쓸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자연스럽게 최근 다시금 쓰고 있는 Harrison Mixbus10과 비교하게 됐는데요. 믹스버스도 아날로그 스타일 DAW로 루나와 비슷한 포지션입니다.

Harrison Mixbus 10
LUNA

LUNA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안정성과 속도입니다. 역시 UA라는 기술력과 후기 DAW답게 오인페 연결, 전환, 화면 조작, 플러그인 사용 등이 스무스했는데요. 믹스버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불안정성입니다. 어쩌면 믹스버스 고유의 단점인 것같네요.

워크플로우는 그래도 믹스버스가 더 좋았습니다. 믹스버스는 트랙, 버스, 마스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곳곳에 게인 스테이징, 컴프레서, EQ가 용도에 맞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믹스버스에서만 할 수 있는 믹스 방식이 만들어집니다.

LUNA는 '사실 이거 서드파티 플러그인으로 다 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리퍼에서 제가 갖고 있는 프리앰프와 채널 스트립, 테이프 세츄레이터를 걸어주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UAD 플러그인이라는 보장된 퀄리티가 다를 것이고,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테이프 효과 작동에 있어서 트랙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LUNA의 가격은 399달러(지금은 299달러로 할인 중)로 프로툴즈와 유사한 빠른 인터페이스와 UAD 익스텐션에 대한 비용이 합쳐진 금액입니다.(기존에 UAD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Ampex ATR-102, API 2500 등은 다른 DAW에서도 쓸 수 있게 플러그인도 제공됩니다.

무료 버전 자체로도 꽤 매력적입니다. 프로툴즈 인트로(무료)에 트랙 제한이 있는 것에 비해, 루나는 제약이 없는 무료 DAW입니다. 게다가 더 안정적입니다. (아직까지 써보기에는) 이러면 프로툴즈 인트로를 쓸 이유가 없겠는데..? 생각이 들었으나...

저에게 가장 큰 단점은 컴핑 방식인데요. 기존 트랙 위에 덮어 씌워 녹음을 하면, 물론 이전 클립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다른 DAW처럼 플레이리스트 내지 레인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 한 트랙 안에 여러 개의 '버전'을 녹음할 순 있는데..다른 버전끼리 동시에 볼 수 없으니 그냥 트랙을 새로 만들어서 녹음하는게 편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물론 믹스버스도 녹음용으론 안 쓰지만, 루나를 믹스용으로만 사용하자면 Oxide 테이프 익스텐션(물론 이것도 좋긴 한데요)만 주어지는 무료 버전은 메리트가 떨어집니다. Pro 버전을 구매하자니 이미 만족스러운 서드 파티 플러그인들을 갖고 있는 저로써는 아직까진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다.

물론 저에게 새로운 DAW를 써보는 것은 늘 흥미롭고 재밌는 일입니다. UAD 익스텐션들의 퀄리티도 매력적이라 이렇게 LUNA에 대한 미련이 남아 글로 남기게 되는데요. 남은 무료 기간인 30일 동안 더 사용해보면 또 다른 면모가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